2018.06.14. 단오 무렵의 덕진공원.

2018.06.14.

공기가 이상하게 탁했는데, 그래도 오랫동안 드론을 안 날렸으니까 오늘 한 번 날려보자 하고 덕진공원에 갔다. 그러고 보니 단오가 다가오는데, 단오 행사한다고 부스도 설치하고 뭐 이것저것 준비하는 모양이었다. 옛날에는(그러니까 한 오십년 쯤 전에는) 덕진연못 물가에 창포가 많이 자라서 연못물로 머리를 감고 목욕도 하고 그랬다고 하는데, 지금은 실수로라도 저 물에 내 몸이 닿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그런 시대가 되고 말았다.

2018.06.14.

연잎은 많이 올라왔는데, 연꽃이 피려면 아직 한참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나저나 저 연화교는 철거한다 철거한다 하면서 아직도 그대로다. 연꽃 시즌이 끝나면 철거하려나? 어쩌면 이번에도 철거 안 할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2062년, 삐걱거리는 연화교를 걸으며 저 멀리 긴 꼬리 달고 지나가는 핼리 혜성을 보게 되는데……

2018.06.14.

약간 오버노출로 찍고 끌어내리는 쪽이 색이 더 잘 나오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색감 보정을 할 줄 몰라서 하는 소리다.

2018.06.14.

이건 빛내림.

2018.06.06. 고양이를 많이 만난 날

2018.06.06.

오늘은 이상하게 고양이를 많이 만났다. 이상하게? 알고 보면 원래 다 그 자리에서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내가 그동안 운이 없어서 못 본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오늘은 공휴일이어서 유동인구가 적으니 고양이들이 평소보다 덜 숨어있었던 것일지도.

2018.06.06.

이 아이는 전에 밥을 줬던 그 고등어 아이다. 털이 꼬질꼬질하고 좀 마른 편이다. 여전히 경계심이 강했지만, 그래도 저번에 밥을 줬었던 걸 어렴풋이 기억은 하는지 지난번 처음 봤을 때보다는 조금 더 가까운 거리를 허용했다. 오늘은 아쉽게도 밥을 주지 못했다. 다음에 또 보면 츄르를 줘야겠다.

2018.06.06.

점심을 먹으러 나섰는데, 이번에는 노란 고양이가 주차된 자동차 아래 그늘에서 쉬고 있는 것을 봤다. 볕이 뜨거우니 차 아래 그늘이라도 찾아 들어가야 하는 모양이다. 저쪽을 계속 바라보길래 뭐가 있나 했는데, 잠시 뒤에 까치로 보이는(정확히는 못 봤다) 새가 날아 오르는 게 보였다. 아마 그걸 보고 있었던 것 같다. 앞의 꽃은 장미다.

2018.06.06.

무심하게 저렇게 앉아 있다가,

2018.06.06.

눈이 마주치자 자세를 고쳐 앉았다. 내가 폐를 끼친 모양이다. 서로 눈을 몇 번 끔뻑였고, 나는 곧 자리를 떴다.

2018.06.06.

이런 고양이도 만났다. 멀리서부터 당당히 걸어오다가 역시 자동차 밑으로 들어갔다. 주변에서 다른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그 녀석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어쩌면 전에 봤던, 꼬리를 크게 다친 녀석 목소리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2018.06.04.

이 아이인데, 꼬리에 뭐가 감겨서 파고 들었는지 심한 상처가 있었다. 그 부분은 모자이크로 가렸다. 멀찍이서 보다가 얘한테 내가 뭘 어떻게 해줘야 하지 고민하던 중에 어디론가 사라졌다. 고양이들이 아프지 말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문득 생각나서 꺼내보는 11년 전 도라산역.

2007.10.14. 도라산역.

평양행 새마을 기차표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발권됐단다. 진짜로 평양까지 가는 표는 아니고, 늦봄 문익환 선생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특별히 준비된 것이라고. 실제로는 경의선으로 갈 수 있는 가장 북쪽 역인 도라산역까지 가서 문화제를 보고 돌아오는 행사였다고 한다. 푯값은 2만7000원. 비록 이벤트성이긴 해도, 언젠가는 ‘평양행 새마을’, ‘평양행 KTX’ 같은 것도 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해본다.

11년 전에도 비슷한 기대가 있었는데, 경의선이랑 동해북부선 철도 연결사업이 진행되면서 남북 서로의 열차가 휴전선을 넘은 일이 있었다. 그게 2007년 5월 17일이었는데, 남쪽 열차는 개성까지, 북쪽 열차는 제진까지 운행했다. 일회성 행사였지만 앞으로 언젠가 이것이 정식 개통으로 이어지고 마침 또 다가오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열차로 가니 어쩌니 하는 얘기도 나오고 그랬는데 그런 만남이 어디부터 잘못됐는지 난 알 수 없는 예감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을때쯤……(이명박 이명박박 이명박 이명박박)

그게 이거였음. 서울역에 있던 광고.

하여간에, 그때 일명 ‘도라산 라이너’라는 것이 있었다. 물론 공식 명칭은 아니다. 서울역에서 단돈 2000원이면 임진강을 지나 도라산까지 새마을호 열차로 갈 수 있었는데, 사실 새마을호를 이때 처음 타본 거라 모든 게 신기하고 좋았다.

2007.10.14.
2007.10.14.

위 사진은 임진강역인데, 임진강에서 한 번 내려서 절차를 밟고 그 다음에 도라산역으로 갔다. 도라산역은 민통선 안에 있기 때문. 평양까지 209km라고 표시된 것이 인상적이다.

2007.10.14.

임진강에서 비표를 받아서 다시 열차에 오르면, 곧 도라산역에 닿는다. 생긴 건 그냥 평범한 역사처럼 생겼는데, 뭔지 모를 그런 기운 같은 게 좀 있다. 당연하지, 민통선 안인데.

2007.10.14. 플랫폼.

사진을 찍어도 되는 곳이 있고 찍으면 안 되는 곳이 있는데, 일단 북쪽을 배경으로 땡겨서 찍으면 안 된다고 한다. 그런데 딱히 제재를 강하게 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헌병이 막 늘어서 있거나 그러지도 않았음. 그냥 보통 역의 역무원 정도 느낌으로 서 있었다. 지금은 모르겠다.

2007.10.14.

역사 내부에는 이런 그림들이 한가득이었음.

2007.10.14.

하여간 머지않은 미래에 저 북쪽으로도 꼭 가보고 싶다. 코레일이 귀신같이 평양냉면 관광열차 P-train 같은 거 만들고 그럴 날도 언젠가는 올 것이다.

사진은 전부 삼성의 똑딱이 S850으로 찍었다.

2018.06.02. 천변 산책

2018.06.02.

오랜만에 드론과 카메라(e-m1)를 갖고 주말 산책을 나섰다. 어느새 순도 99%의 여름이 돼 있었다. 집과 회사 건물은 아직 덜 달궈졌는지 내가 그간 더위를 잘 인식하지 못했는데, 그 시간도 얼마 안 남은 것 같다. 완전히 달궈지고 나면 그야말로 불가마가 될 것이다.

삼천 서쪽에 신도시를 짓는 공사는 상당히 진척된 모양이다. 저기엔 뭘 짓는 걸까?

2018.06.02.

잘 모르겠다.

2018.06.02.

갈대와 억새는 언제 봐도 헷갈린다. 이건 갈대인가? 아닌가? 억새인가? 잘 모르겠다. 내 생각엔 끄트머리에 올라온 부분 색이 어두운 걸 보니 갈대인 것 같다. 아마 그게 맞을 것이다. 억새는 아닌 것 같지만 대신 새는 많이 날아다녔다. 몸집이 좀 큰 새(왜가리라고 하나?)랑, 까치, 까마귀, 이런 것들. 까마귀가 생각보다 몸집이 커서 놀랐다.

2018.06.02.

쟤들은 나중에 벚나무로 날아가서 까치랑 싸운 것 같다.

2018.06.02.

그리고는 더워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먹었다.

끝.

2018.06.02. 시무룩…

2018.05.30. 길고양이를 만남.

2018.05.30.

걸어가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어디서 튀어나와서 저쪽으로 토도도돗 달려갔다. 어매 이게 뭣이여, 하다가 그 튀어나간 것이 고양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아챘다. 크기로 보아 성묘는 아니고 막 성장기인 녀석 같았다. 건물 주차장 아스팔트 사이로 난 들꽃 위를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것이 아주 귀여웠다. 그러다 주차된 자동차 밑으로 들어가 식빵을 굽기 시작했다.

2018.05.30.

그리하여 나는 이 고양이에게 한 끼를 대접하기로 했다. 크크큭, 이 작고 귀여운 녀석, 이 새끼고양이용 고등어 주식 맛이나 보거라. 가지고 다니던 것이 고오급 밥은 아니지만, 그래도 평소에 쓰레기더미를 뒤졌을 것을 생각하면 이거라도 주는 게 옳을 것이다.

2018.05.30.
2018.05.30. 종지가 한 번 비어서 다시 줬다.
2018.05.30.

고양이는 내가 밥을 덜어놓고 멀리 눈에 안 띄는 곳으로 가자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먹다 좀 흘린 것은 나중에 싹싹 주워 먹었다. 어 그거 좀 지지인데 괜찮을까. 경계심이 아주 만땅이어서, 내가 살짝 움직이면 고대로 자동차 밑으로 들어간다. 망원렌즈가 있었기에 망정이지(사실 거기서 크롭을 또 했다), 표준렌즈로는 담지도 못했을 것이다. 어디서 까치 두 마리가 날아와서 그 흘린 조각이 탐이 났는지 아니면 그냥 고양이를 방해하고 싶었는지, 밥 갖다 놓은 곳에 태연히 앉는다.

2018.05.30.
2018.05.30.

내친 김에 물도 떠다 줬는데, 물은 마셨는지 안 마셨는지 잘 모르겠다. 일단 밥과 물을 떠다놓았던 일회용 종지들은 치웠다. 어쨌든 인간에게는 쓰레기니까.

2018.05.30.
2018.05.30.

하여간 고양이들이 다들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다음에 또 만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