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09. 한강 갈매기
한강에는 갈매기가 산다. 하구 즈음도 아니고 여의도 정도만 가도 그렇다. 하기사, 한강에 수중보가 생기기 전까지는 압구정에서도 밀물과 썰물을 볼 수 있었다고도 하니까 딱히 이상한 일도 아니다. 바다에 가까운 곳을 우리는 도심을 관통하는 강줄기 정도 이미지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인지부조화겠다.
여의나루역 근처에는 초봄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북적였다. 아직 핀 꽃은 왜 갖다놨는지 모를 조화뿐이었지만, 적당히 따뜻한 햇볕과 적당히 시원(과 쌀쌀의 중간쯤)한 바람이, 역시 봄은 봄이라는 걸 말해줬다. 너무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정말로 그런 느낌이었다.
갈매기는 왜 새우깡을 그렇게 좋아하는 걸까?
새우깡으로 갈매기들을 불러 모으는 사람이 많았다. 한 조각 공중에 날릴 때마다 수십 마리의 갈매기가 날아들었다. 그러면 사진기를 들고 나온 사람들은 신나서 셔터를 누르고, 또 갈매기 날아드는 게 좀 잦아들면 ‘누가 새우깡 한 봉지 안 꺼내나’ 눈치를 보는 것이다. 자기 손으로 봉지를 뜯으면 손이 없어서 사진을 못 찍으니까.
올림푸스 E-m1의 af성능을 점검해 보기에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가급적이면 동체추적 기능은 쓰지 말자’. 초기에 피사체를 인식하는 데에도 시간이 좀 걸리고, 한 번 인식한 것을 따라가는 것이 좀 둔한 편이다. 이렇게 많은 피사체가 어지럽게 움직이는 상황이라면 그냥 af-s로 원샷 딱딱 잡아서 연사하는 것이 나은 것 같다. 원샷 af 성능은 뛰어나니까. 대신 찍는 사람의 순발력이 아주 좋아야겠죠?
그래도 이 정도는 어렵지 않게 찍을 수 있다. 조리개를 조이면, 안 맞을 초점도 다 맞는 것이다.
/w Olympus E-m1 + 12-40 p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