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 35-100(f/4-5.6) 구입.
내게 망원 화각은 항상 그렇다. 막상 갖고 있으면 의외로 쓸 곳이 흔치 않은데, 없으면 결정적일 때 아쉬운 것. 망원 쪽의 렌즈들은 대개 크고 무겁기 마련이니 갖고 다니기도 쉽지 않고. 나는 또 렌즈 교체하는 것도 귀찮아하는 사람이라 막상 망원 렌즈를 어렵게 들고 나가도 마운트해 놓은 렌즈 하나만 쓰는 경우도 많고.
그런데 그게 문제다. ‘없으면 결정적일 때 아쉬운’ 그 특징.
벚꽃놀이를 가려는데, 망원 렌즈 하나 없이 나가려니 뭐가 좀 많이 허전했다. 그래서 카메라 가게들을 둘러보니, 마침 겉옷 주머니에 대충 넣고 다닐 수 있는 정도의, 아주 작은 몸집을 가진 망원 렌즈 하나가 나와 있길래 샀다. 파나소닉 35-100(f/4-5.6)이었다.
작기는 정말 작다. 들어보면 실소가 나올 정도다. 무게는 고작 135g. 135판 렌즈랑은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물론 마이크로포서드라 이미지 서클을 작게 설계할 수 있었어서 그렇겠지.
단 이 크기에는 약간의 꼼수가 숨겨져 있는데, 저렇게 작은 상태 그대로는 쓸 수 없고(이 상태에서 카메라를 켜면 렌즈가 잠겨있다는 메시지가 나온다) 줌 링을 좀 돌려서 렌즈를 빼줘야 쓸 수 있다.
크기가 커진다고 부담스러울 수준은 물론 아닌데, 문제는 크기가 아니라 사용 경험에 있다. 줌 링을 조작하다가 실수로 35mm를 넘겨서 잠금 위치로 들어가 버리면? 그럼 그 순간은 놓치는 것이다. 이게 ‘탁 걸리는 느낌’이 아니라 ‘조금 뻑뻑해진다는 느낌’이어서, 촬영 중에 렌즈를 잠그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것 말고는 아직은 별 불만은 없다. AF도 괜찮고, 만듦새도 그럭저럭 괜찮다. 특히 금속제 마운트를 채용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살 수 있겠다. 화질도 뭐 기대를 충족할 만한 수준은 되고.
아래는 이 렌즈를 산 원래 목적이었던 꽃놀이 사진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