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에 마주친 것들(/w pentax mx+vista 200)
필름카메라를 쓰다 보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것이, 의도하지 않았는데(중요) 계절의 흐름이 한 롤에 담기는 것이다. 저번에는 필름사진을 하도 안 찍다 보니 늦겨울에서 초봄을 거쳐 꽃이 지는 것까지 36컷짜리 135필름 한 롤에 담긴 적도 있었다. 정작 그럴듯한 사진은 몇 컷 건지지도 못했고. 그래서 이번에는 어떻게든 한 롤을 꽂으면 한 달 안에는 다 쓰려고 노력 중이다. 해보니까 한 달 안에는 다 쓸 수 있을 것 같다.
펜탁스 mx는 기계식 카메라라서 노출계 외에는 전기를 먹는 게 없는데, 그러다 보니 배터리의 존재 자체를 잊어버려서 노출계가 죽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냥 털레털레 산책 나왔는데 배터리가 다 떨어졌다? 그럼 뭐 별 수 있나, 뇌출계로 찍든 다른 노출계 역할을 할 만한 걸 찾든 해야지.
다행히 세상이 좋아져서, 스마트폰 앱 중에 노출을 표시해주는 앱이 많이 나와 있다. 비상용으로 받아뒀었는데, 그걸 요긴하게 써먹었다. 물론 한 컷 찍고 노출계 들여다보고 이런 식으로 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한 번 맞춰놓고 그다음은 대충 잘 계산해서 맞추는 식으로 해야 효율적일 것이다.(계산하는 법에 대해서는 한 번 글로 정리를 해놓으려고 하는데, 반년 전부터 마음먹어 놓고 아직도 못하고 있다…)
렌즈는 smc a 50mm f/1.7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