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불명의 복선

알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을지도 모릅니다

이것저것 장비 열전 카메라가 찍어준 사진

하늘에서 사진 찍는 기계: DJI 스파크 구입

DJI 스파크

그간 사진 찍는 기계를 많이 만져보고 사기도 하고 그냥 피규어 보듯 전시해놓고 흐뭇해하기도 하고(비중으로 따지면 이게 제일 컸음) 그랬습니다. 사진은 뒷전이고 사실은 카메라가 좋기 때문에 하루 일과 중에 카메라 아이쇼핑(물론 온라인으로)이 빠지지 않죠.

그냥 보면 예쁘잖아요

그런데 손에 들고 쓰는 이런 카메라에는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촬영자가 있는 곳에서만 찍을 수 있다는 거죠. 뭐 인간이 만들어 쓰는 물건이라는 게 다 그런 것이니 딱히 ‘단점’이라 말하긴 좀 뭐합니다만, 더 보고 싶다, 더 찍고 싶다는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에는 한 발짝 모자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게 결정적으로 드러나는 게 바로 ‘높이’입니다. 아시다시피 인간은 하늘을 날 수 없고, 그래서 ‘조금만 더 위에서 보면 정말 좋을 텐데…’라고 생각해도 그냥 입맛만 다시는 일이 많았습니다. 내가 날 수 없으면 카메라가 날면 되겠죠. 그렇지만 애석하게도 제가 가진 카메라들은 공중부양 기능이 없었습니다. 참 아쉽군요.

이런 사진과
이런 사진은 다를 수밖에 없죠.

그래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산 게 DJI의 소형 드론인 이 스파크입니다. 왜 스파크였냐면

  • 일단 정보를 얻기 쉬운 DJI 물건이고
  • 작고 가벼워서 어디든 들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았으며
  • 그럭저럭 카메라 성능도 쓸 만하다는 평가(2축 짐벌+1/2.3인치 12MP 센서+환산 25mm f/2.6 렌즈)에
  • 촬영용으로 쓸 만한 드론 중엔 싼 편이어서

였습니다.

장난감 드론을 가지고 놀아 본 경험도 있고 팬텀을 만져 본 적도 있었으니 조종 자체는 두렵지 않았는데, 문제는 이 드론이 도착하고 며칠 동안 비가 온 겁니다. 실내에서만 잠깐 테스트를 하다가(프롭 블레이드를 이때 한 조 날려 먹었습니다. 천장이 낮은 곳에서는 절대 띄우지 마세요…) 비가 그친 다음 날부터 공터로 가지고 나가서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전주는 비행금지구역이 없어서 안전에만 유의하면 날리는 데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압니다.

날리기 전에 먼저 DJI GO4 앱에서 기체와 조종기를 등록해줘야 하는데, 이 절차가 좀 귀찮습니다. 한 번 등록하고 나면 다음부터는 그냥 와이파이 AP만 잡아주면 됩니다.

평상시에는 프롭이 저렇게 접혀 있습니다.

스파크는 배터리에 달린 버튼을 짧게 한 번, 길게 한 번 연속으로 누르면 전원이 들어오는데요. 무슨 팬 돌아가는 소리가 나다가 1~2초쯤 뒤에 ‘띠리링~’ 소리가 납니다. 이때 주의해야 하는 게, 조종기를 쓴다면 반드시 조종기를 먼저 켠 다음에 드론 전원을 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DJI GO4 앱을 켜서 ‘GO FLY’ 버튼이 뜨면 연결이 제대로 된 것입니다. 누르면 먼저 기체 상태를 보여주는 상태 창이 뜨는데, 기체가 GPS를 잘 잡았는지, 배터리 상태가 어떤지, 이런 것들을 체크하고 닫으면 됩니다. GPS 부분이 중요한데, 이게 안 잡혀 있으면 홈 포인트도 제대로 등록되지 않고, 호버링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뜨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 자리에 정확히 머물러 있을 수 있느냐가 문제인 것이죠.

시동이 걸리면 원심력으로 프롭이 펴집니다.

랜딩기어가 따로 없는 모양새라서 땅에 내려놓고 이륙시키기 좀 그러면 손에 든 채로 배터리 뒤 버튼을 두 번 연속으로 띡 띡 눌러주면 됩니다. 그럼 자기가 알아서 시동을 걸고 알아서 호버링 상태로 있게 됩니다.

앞에서 본 스파크.

작고 가벼워서 들고 다니기도 좋고, 촬영 품질도 그럭저럭 봐줄 만한 정도는 됩니다만, 의외의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기체가 작다 보니 한 100m쯤 떨어지면 눈으로 찾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법적으로 드론을 날릴 수 있는 최대 고도가 150m인데, 150m 꽉 채워서 띄우면 눈으로 얘를 보고 조종하는 건 사실상 포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시계 외 비행’도 불법이죠. 그러니까 운신의 폭이 매빅, 팬텀, 인스파이어 같은 것들보다는 좁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체급의 차이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제약이겠습니다.

그리고 팜/제스처 컨트롤은 그냥 안 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식이 100% 성공하는 게 아닌 건 둘째 치고, 위험할 때 얘를 강제로 추락시킨다거나 할 방법이 딱히 없더라고요. 조종기를 항상 손에 들고 제한적으로만 써야 하겠습니다.

아래는 스파크를 받아서 며칠 동안 찍어 본 항공사진 예제입니다. 대충 스파크로 이 정도까지는 해볼 수 있겠다,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2018.01.18. 전주 덕진공원.(미세먼지 심하던 날)
2018.01.18. 전주 덕진공원.
2018.01.19. 전주천 백제교 앞.
2018.01.19. 전주 금암동, 진북동.
2018.01.19. 전주 바구멀 재개발 지역.
2018.01.19. 전주 롯데백화점과 그 일대.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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