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06. 고양이를 많이 만난 날
오늘은 이상하게 고양이를 많이 만났다. 이상하게? 알고 보면 원래 다 그 자리에서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내가 그동안 운이 없어서 못 본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오늘은 공휴일이어서 유동인구가 적으니 고양이들이 평소보다 덜 숨어있었던 것일지도.
이 아이는 전에 밥을 줬던 그 고등어 아이다. 털이 꼬질꼬질하고 좀 마른 편이다. 여전히 경계심이 강했지만, 그래도 저번에 밥을 줬었던 걸 어렴풋이 기억은 하는지 지난번 처음 봤을 때보다는 조금 더 가까운 거리를 허용했다. 오늘은 아쉽게도 밥을 주지 못했다. 다음에 또 보면 츄르를 줘야겠다.
점심을 먹으러 나섰는데, 이번에는 노란 고양이가 주차된 자동차 아래 그늘에서 쉬고 있는 것을 봤다. 볕이 뜨거우니 차 아래 그늘이라도 찾아 들어가야 하는 모양이다. 저쪽을 계속 바라보길래 뭐가 있나 했는데, 잠시 뒤에 까치로 보이는(정확히는 못 봤다) 새가 날아 오르는 게 보였다. 아마 그걸 보고 있었던 것 같다. 앞의 꽃은 장미다.
무심하게 저렇게 앉아 있다가,
눈이 마주치자 자세를 고쳐 앉았다. 내가 폐를 끼친 모양이다. 서로 눈을 몇 번 끔뻑였고, 나는 곧 자리를 떴다.
이런 고양이도 만났다. 멀리서부터 당당히 걸어오다가 역시 자동차 밑으로 들어갔다. 주변에서 다른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그 녀석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어쩌면 전에 봤던, 꼬리를 크게 다친 녀석 목소리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아이인데, 꼬리에 뭐가 감겨서 파고 들었는지 심한 상처가 있었다. 그 부분은 모자이크로 가렸다. 멀찍이서 보다가 얘한테 내가 뭘 어떻게 해줘야 하지 고민하던 중에 어디론가 사라졌다. 고양이들이 아프지 말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