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오륙년 묵은 기억, 전주 우아주공1차아파트.

이십오륙년 묵은 기억, 전주 우아주공1차아파트.

도시는 언제나 일일신우일신. 날로 새로워지고, 또 새로워진다. 내가 딛고 선 이 자리에는 벌써 수천 년, 수만 년, 그 이상의 시간이 겹쳐 있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사실 그 정도의 시간이라면 변하는 건 강산이 아니다. 풍경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이 많고 활기가 있는 도시일수록 그런 변화는 더욱 빠르고, 더욱 힘차다. 이제는 흔한 단어가 되어버린 ‘젠트리피케이션’을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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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31. 물이 많이 불었다.

2018.08.31. 물이 많이 불었다.

바깥은 번쩍번쩍하고, 쏴아 하고 물 쏟아지는 소리가 들리고, 또 이따금 꽈광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어쨌든 잘 자고 있었는데, 새벽 네 시쯤이었을 것이다. 삐이익 하는 익숙한 소리가 머리맡에서 들렸다. 재난알림문자였다. 폭우로 큰 피해가 우려되니 주의하라던가 뭐라던가. 비몽사몽간이라 자세히 읽지는 못하고 알림을 끄고 다시 누웠다. 그 뒤로 두 번인가 더 알림이 왔다. 아침에는 분명히 깨 있었는데, 누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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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6. 산책 중에 고양이 만남.

2018.08.26. 산책 중에 고양이 만남.

그러니까 이 사진을 찍던 날이었다. 지나간 태풍 ‘솔릭’이 발자국처럼 남겨놓은 구름들이 저녁 햇빛을 받아 뻘겋게 빛나던, 한여름의 열은 살짝 식고 그 틈으로 초가을의 것으로 봐도 무방할 선선한 바람이 불던 날이었다. 그러니까, 정말로 오랜만에 ‘산책하기 좋은 날’이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산책을 하면 우리는 고양이를 만날 수가 있다. 바로 이 말입니다. 해는 곧 지고,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가지고 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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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아그파 비스타 200 세 롤.(/w pentax mx, canon eos-1)

한여름의 아그파 비스타 200 세 롤.(/w pentax mx, canon eos-1)

‘필름 느낌’이라는 것을 잘 모르겠다. 필름으로 찍으면 필름 사진이고 디지털로 찍으면 디지털 사진인 건 알겠는데, ‘필름 느낌’은 뭐고 ‘디지털 느낌’은 또 뭐람. ‘감성’이라는 것도 정말 모르겠다. 어떤 것이 ‘감성적’인 건가? 그럼 ‘감성적’이지 않은 사진은 ‘이성적’인 건가? 이성적? 논리적? 모르겠다. 하여간, 최근에는 많은 사진을 필름으로 담고 있다. 특별히 필름 사진에 대한 애착이 생겨서 그런 건 아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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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니 장마철도 ‘좋았던 시절’이 되고 만다(/w EOS-1)

지나고 나니 장마철도 ‘좋았던 시절’이 되고 만다(/w EOS-1)

징그럽게 덥다. 덥다. 뜨겁다. 푹푹 찐다. 숨이 막힌다. 기온이 섭씨 30도를 훌쩍 넘어 고공행진 중이시다. 어제는 한 1만 보쯤을 걸었는데, 햇볕이 좀 덜 따가운 해 질 녘에 걸었는데도 그건 정말 죽을 맛이었다. 그렇게 교훈을 얻고 오늘은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역시 에어컨은 인류 문명의 결정체라 하겠다. 문득 한 보름쯤 전과 요즘을 비교해 본다. 비에 젖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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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에 마주친 것들(/w pentax mx+vista 200)

초여름에 마주친 것들(/w pentax mx+vista 200)

필름카메라를 쓰다 보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것이, 의도하지 않았는데(중요) 계절의 흐름이 한 롤에 담기는 것이다. 저번에는 필름사진을 하도 안 찍다 보니 늦겨울에서 초봄을 거쳐 꽃이 지는 것까지 36컷짜리 135필름 한 롤에 담긴 적도 있었다. 정작 그럴듯한 사진은 몇 컷 건지지도 못했고. 그래서 이번에는 어떻게든 한 롤을 꽂으면 한 달 안에는 다 쓰려고 노력 중이다. 해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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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4. 단오 무렵의 덕진공원.

2018.06.14. 단오 무렵의 덕진공원.

공기가 이상하게 탁했는데, 그래도 오랫동안 드론을 안 날렸으니까 오늘 한 번 날려보자 하고 덕진공원에 갔다. 그러고 보니 단오가 다가오는데, 단오 행사한다고 부스도 설치하고 뭐 이것저것 준비하는 모양이었다. 옛날에는(그러니까 한 오십년 쯤 전에는) 덕진연못 물가에 창포가 많이 자라서 연못물로 머리를 감고 목욕도 하고 그랬다고 하는데, 지금은 실수로라도 저 물에 내 몸이 닿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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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6. 고양이를 많이 만난 날

2018.06.06. 고양이를 많이 만난 날

오늘은 이상하게 고양이를 많이 만났다. 이상하게? 알고 보면 원래 다 그 자리에서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내가 그동안 운이 없어서 못 본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오늘은 공휴일이어서 유동인구가 적으니 고양이들이 평소보다 덜 숨어있었던 것일지도. 이 아이는 전에 밥을 줬던 그 고등어 아이다. 털이 꼬질꼬질하고 좀 마른 편이다. 여전히 경계심이 강했지만, 그래도 저번에 밥을 줬었던 걸 어렴풋이 기억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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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나서 꺼내보는 11년 전 도라산역.

문득 생각나서 꺼내보는 11년 전 도라산역.

평양행 새마을 기차표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발권됐단다. 진짜로 평양까지 가는 표는 아니고, 늦봄 문익환 선생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특별히 준비된 것이라고. 실제로는 경의선으로 갈 수 있는 가장 북쪽 역인 도라산역까지 가서 문화제를 보고 돌아오는 행사였다고 한다. 푯값은 2만7000원. 비록 이벤트성이긴 해도, 언젠가는 ‘평양행 새마을’, ‘평양행 KTX’ 같은 것도 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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