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디 늙은 카메라의 마지막 필름 한 롤 /w Fujica 35-SE
뷰파인더가 만들어 보여주는 상, 렌즈의 초점을 조절하면 따라 움직이는 뷰파인더 내 이중상, 왼손으로 조작하는 조리개 링의 탁탁 끊어지는 맛, 한 컷 한 컷 찍을 때마다 젖히는 필름 감기 레버의 장력, 필름실 뚜껑 틈새를 비집고 흘러나오는 필름 특유의 그 냄새, 그리고 셔터가 닫히고 열리는 기계적 움직임이 만드는 자연스러운 소리까지. 폰카가 흉내 내지 못하는 그 경험이야말로 ‘겉멋’의 완성이다.
여름휴가의 위로… 위를 바라보면 ‘더 위’가 있다
고도로 발달한 출근길은 여전히 황천길과 구분할 수 없었고, 사무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다시 퇴근에 대한 갈망이, 휴가 첫날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환상이 올라왔다. 막상 돌아가면 역시나 할 것 없이 멍 때리며 그 시간을 허비할 것이 확실한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