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불명의 복선

알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을지도 모릅니다

올림푸스

금요일의 솔, 일요일의 시 @서울 창경궁

직장을 옮기면서 생활 패턴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금요일 휴무와 일요일 출근. 고정된 것은 아니고, 2주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쉬고, 2주는 금요일과 토요일에 쉬는 식으로 돌아간다. 금토 휴무는 첫 직장에서도 그랬으니 처음 겪는 건 아닌데, 월~금 근무와 일~목 근무가…

7월, 우리 연이 닿는 데까지 @시흥 연꽃테마파크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랬다. 사실 이육사가 언급한 7월은 음력 7월로, 양력으로는 8월이라고 한다. 양력 7월에는 청포도가 익지 않는다고. 기후가 바뀐 탓인지 품종이 바뀐 탓인지 아니면 시설재배의 영향인 건지 그것도 아니면 저온 저장 기술이 발달해서 그런 건지 요즘은 양력 7월에도 청포도를…

서울, 네 해, 네 번째 퇴사, 그리고 어영부영 다섯 번째 직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가격리하던 그 일주일 동안 가장 유용했던 애플리케이션(앱)을 꼽으라면 ‘캔디크러시 소다’가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들어가지 않을까. 오래 전에 하다가 지겨워져서 접었었는데, 최근 다시 시작해 한 달여 동안 벌써 수백 개의 레벨을 깼다. 심심한데 딱히 할 것은 없고, 그런데…

올해의 봄꽃을 즐겨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으로 @서울 이곳저곳

아무튼 또 봄꽃들이 피어났다. 어릴 땐 대체 벚꽃놀이를 왜 가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었는데(모부 손에 이끌려 벚꽃놀이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이제는 안다. 이 계절이 선사하는 화려함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시간은 비가역적이고,…

3월의 끝, 순리는 불편하고 상식은 어렵구나 @서울 불광천, 신사근린공원

순리대로. 상식적으로. 이런 말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여겨지지만, ‘순리’와 ‘상식’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해방둥이 세대와 Z세대의 순리가 같기 어렵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다주택 소유자의 상식과 무주택 떠돌이 세입자의 상식이 같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한 시대의 ‘보편’적인 순리와 상식은 존재하지…

3월, 겨울의 어제, 봄의 내일, 그리고 제자리 찾기

단풍이 다 떨어질 때도, 찬바람이 불어 ‘아, 내일은 꼭 롱패딩을 입어야겠다’ 생각할 때도, 달력 날짜가 12월로 넘어갈 때도 사실 ‘겨울이 왔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늦가을? 늦늦가을? 후기 가을? 뭐지? 그런 느낌. 아니, 그렇다고 ‘겨울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고, 그냥 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