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봄은 온다.
요즘처럼 ‘개인 공간’이 넉넉하게 존중받는 때가 전에도 있었나 모르겠다. 다른 사람과 2m씩 거리를 두고, 집단 행사는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회식도 하지 말고, 재택근무를 하거나 시차를 두고 출근하고, 하는 일련의 조치들이, 마냥 생경하다. 여기가 그렇게도 집단과 단결을 강조하는 대한민국이 맞습니까, 묻고 싶을…
3만5000원짜리 카메라 써보기. /w 파나소닉 GF2
퇴근하면 매일 빼놓지 않고 챙기는 일과가 있다. 바로 온라인 카메라 쇼핑몰과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카메라와 각종 장비들을 구경하는 것이다. 이유야 별것 없다. 그냥 카메라가 좋은 것이다. 가끔 예쁜 물건이 나오면 그냥 막 보면서 감탄도 하고, 흔치 않은 매물이 있으면 또…
겨울에도 마감이 있다면. @경희궁
지금도 물론 게으르기 짝이 없지만, 어릴 적엔, 그러니까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는 정말로 게으름의 극치를 달렸었다. 숙제가 있다? 일단 안 하고 버틴다. 그러다 마감일이 돌아오고, 막판에 몰아서 하다가 결국 다 못하고, 회초리를 몇 대 맞는다(참고: 체벌은 폭력입니다). 영어 학습지를 할 때도…
반복되는 것, 반복되지 않는 것. @하늘공원.
해가 뜨는 것은 보기 어렵다. 해가 뜨기도 전에 일어나는 것이 어렵기도 하지만(다만 요즘은 밤잠을 자주 설쳐서 눈을 뜨는 것 자체는 어렵지는 않다), 일출 시점의 날씨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래서 그런가, 1만일 넘게 살았고 1만 번이 넘는 일출이 있었지만,…
유효기간 13년의 ‘제국’을 생각함 @덕수궁
서울에 남아있는 조선 시대 궁궐을 보면, 이곳이 한 나라의 왕이 기거하던 관저이자 국정이 이뤄지던 중앙 관청 역할을 했던 곳이라기엔 지나치게 작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제일 심한 게 숭정전과 태령전 정도만 덜렁 있는 경희궁인데, 그렇게 된 이유야…
여름의 끝, 연휴의 끝. @선유도 공원
‘정체가 풀릴 시간대’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전주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역시나 ‘명절 연휴’의 그것이어서, 평소엔 고속버스로 두 시간 사십여 분이면 될 것이 네 시간 정도가 걸렸다. 그래도 이 정도면 ‘선방’한 편이다. 옛날 같았으면 다섯 시간은 족히 잡았을 터다. 추석 명절을 쇠고…